1년 반 전에 처음 빵빵 수강할 때만 해도 고급반 수요에 대한 언급만 있었지 실체는 없었는데, 드디어 이렇게 정식으로 오픈된 수업을 들으니 저까지 반갑고 감격스러웠습니다.
사실 처음 초급 수업 듣기 시작할 때는 고급은 먼 얘기였고, 중급을 듣기 시작한 후에도 고급, advanced라고 하면 아직은 나에게 맞지 않은, 생각만 해도 어려울 것 같은, 저보다 훨씬 오래되고 줌 수업 때 대답 잘 하시는 분들이 대상이 되는 수업이겠다 생각했어요. 그러다가 고급반 맛보기 수업이 오픈 되어 자연스럽게 접해 보았고, "인풋이 절대적으로 많아야 한다.", "100% 이해하지 못 해도 반복적으로 스며들게 해야 한다"는 선생님의 조언에 고급반 오픈과 동시에 중고급을 함께 듣게 되었습니다.

선생님이 고급반 교재 준비하시면서 너무 힘들다고,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울고 싶다고 하셨을 때도 그 노고를 가늠할 수 없었는데, 첫 번째 교재가 나오고 수업을 들어보니 얼마나 열정을 쏟으셨는지, 얼마나 힘드셨을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. 초, 중급, 상황별영어도 좋지만 고급반 수업에서 제가 정말 인상 깊었던 점들을 써볼게요.

우선 문법파트부터 말씀드리자면,
첫번째 문법 목록이 Could/Where/Despite/Rather than이에요. 이미 2월 커리큘럼도 확인했는데, Whatever,Whoever,Wherever/How 제대로 쓰기/You don't want to... 네요.
초중급에서의 문법 파트는 영어 문장을 만드는 데 기본이 되는 문법을 정리하고 그걸 바탕으로 "정확한" 문법으로 "바로 바로" 말할 수 있도록 "반복 연습"하는 것이 중점이었어요.
그런데 고급반 문법 목록을 보고 제가 딱 느낀 건, 모르는 문법은 아니지만 스피킹에 적용해서 쓸 생각은 못 해본, 그 만큼 익숙하지 않은 문법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거예요. 하지만 뜯어보면 원어민과의 자연스러운 대화에 너무나 필수적인 표현이 많은 거죠. 저 문법들을 제대로 써서 회화에 적용할 수 있다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좀 더 정교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면서 스피킹의 질이 얼마나 업그레이드 될지 기대하게 됩니다.

expressions 파트는,
이미 초중급에서 1000개 정도의 표현을 배웠는데도 한 번도 들어보지 못 한 생소한 표현들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데에 우선 깜짝 놀랐습니다. ㅎㅎ(솔직히 90% 이상 몰랐던 표현이에요.)
그런데 이런 새로운 표현 배우고 적용해보는 재미가 솔솔합니다. 제가 못 들어봤다고 잘 안 쓰는 표현이 아니더라구요. 다른 빵빵님이 추천해주셨다던 표현 체크하는 사이트에 검색해보면 해당 표현을 사용한 영상이 수도없이 나옵니다. 그냥 그동안 제가 몰라서 안 들렸던 표현인 거지요.
그런데 이번에도 역시 지민쌤의 아이디어에 놀란 게, 이 어려운 표현들을 그냥 외우면 잘 안 외워질 걸 아셨는지 expressions를 재미있는 대화문으로 다 연결시켜 주셨어요. 맥락없이 표현들만 보면 금방 또 머릿 속에서 잊혀질텐데 대화문 덕분에 맥락 속에서 표현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재밌게 익힐 수 있어 너무 좋았답니다.
그리고 수업 영상에서 대화문을 한국어로만 먼저 띄워주시고 자유롭게 스피킹 해보게 하시는 것도 너무 좋아요. 박수!!!!!
새로 배우는 expressions에 국한되지 않고, 이미 알고 있는 표현이나 문법으로 어떻게든 비슷한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 보도록 연습하는 게 제 뇌에 새로운 자극이 되고 있는 걸 느낍니다.
물론 그것도 쉽지 않아 한 마디도 내뱉지 못할 때도 많지만, 대신 다른 빵빵님들이 만들어내는 문장을 들으면서 새로운 시각도 갖고, 무엇보다 교재를 쓰신 선생님이 계속해서 교재와 다른 다양한 문장을 만들어 내시는 걸 보면서도 많은 자극을 받습니다.

그리고 마지막으로 대화문은,
중급에서 하는 것과 비슷하게 진행되지만 토픽과 내용이 좀 더 심오해지고, 문장 구조나 표현의 난이도도 고급에 맞게 조금 어려워졌어요. 특히, 고급 대화문의 주제의 다양성을 보면 정말 선생님은 영어만 잘 해서 그렇게 영어를 잘 하시는 게 아니구나, 평소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자기의 생각을 정리하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대화를 이끌어나갈 수 있으니까 영어를 그렇게 잘 하시는구나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. 사실 한국인들이 전반적으로 자기 의견 표현에 약하잖아요. 저도 제 자신을 돌아보면 영어 자체의 부족함도 있지만 영어를 잘 한다고 해도 어떤 주제에 대해 내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나 용기가 있을까 의심이 든답니다. 그런 면에서 이 대화문 토픽들은 고급으로 나아가기 위해 정말 필요하고 중요한 연습이라고 생각해요. 선생님이 항상 강조하시는 대화의 스킬과 센스를 배우는 것도 고급반을 통해 이뤄야 하는 것 중의 하나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.

고급반 한 달 수강해보니 일주일에 한 번 수업이 현재로선 딱 적당한 것 같아요. ^^;
선생님도 2시간 반을 꽉 채워서 수업해 주시지만 따로 복습하는 시간은 그 이상이 필요하다고 봐요. 어려워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충분히 공을 들여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보물같은 내용들이 너무 많거든요.
초중급에 이어 새로 생긴 고급반은 저한테 또 한 번의 새로운 공부 바람을 불어넣어주네요. 6개월 고급반 과정이 너무나 기대됩니다. 이렇게 선생님 따라 하다보면 어느샌가 또 부쩍 성장해 있을 것 같은 기대감이 듭니다.